지난해 글로벌 친환경차 판매량 선두를 차지한 중국 전기차 제조사 비야디(BYD)가 유럽에 두 번째 전기차 공장을 마련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미 유럽 첫 번째 전기 승용차 공장 건설을 추진 중인 비야디는 현재 유럽 제2 공장 건설 지역 물색에 나섰습니다.
비야디는 지난해 12월 헝가리에 유럽 첫 전기 승용차 공장 건설 계획을 공개했습니다. 참고로 비야디는 이미 헝가리에 전기 버스 생산 시설을 운영
중입니다. 비야디는 헝가리 신규 전기차 공장 건설 규모에 관한 세부 사항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비야디가 헝가리에 연간 차량 20만대
생산 능력을 갖출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비야디의 유럽 전기 승용차 공장 건설 발표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은 올해 5월 비야디의 두 번째 유럽 전기차 공장 건설 계획이 언급돼 화제가
되었는데요. 당시 마이클 슈(Michael Shu) 비야디 유럽 지역 전무이사는 2025년에 유럽에 두 번째 차량 공장을 건설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마이클 슈는 영국에서 열린 자동차 컨퍼런스에서 2030년 유럽에서 전기차 부문의 선두에 등극하겠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상과 현실의 괴리는 아직 큽니다. 비야디는 비교적 최근 유럽 전기차 시장에 뛰어든 편이고, 유럽에서는 이미 현지에 기반을 둔 많은 제조사가
전기차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습니다. 유럽에 아직 자체 전기 승용차 생산 능력을 갖추지 못한 비야디는 현지 전기차 시장의
선두가 되기 위해 생산 능력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마이클 슈의 발언이 있은 지 채 한 달이 되지 않아 이달 초 또 다른 비야디 임원이 유럽 공장 건설에 대해 언급한 일이 언론에 보도됐습니다.
스텔라 리(Stella Li) 비야디 유럽 및 미주 지역 부사장은 프랑스 AF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유럽에 추가적인 전기차 공장 마련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스텔라 리 부사장은 "우리는 때가 되면 두 번째 (유럽) 생산 시설에 투자할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한편 스텔라 리는 내년 말부터는
헝가리 전기 승용차 공장에서 차량을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최근까지 공개된 비야디 임원들의 발언을 미루어 볼 때 비야디는 유럽에 제2 공장 마련 계획을 확정했고,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여겨집니다.
그렇다면 비야디가 최근 유럽 공장 건설에 박차를 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먼저 비야디가 유럽에 전기차 생산 공장을 마련하게 되면 유럽의
전기차 수요 증가에 효율적으로 대비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비야디는 유럽연합(EU)이 중국산 전기차가 자국 정부의 보조금을 통해 유럽에서
불공정한 경쟁을 펼친다고 판단해 이에 따른 징벌적 관세를 부과할 경우, 유럽 현지에서의 전기차 생산을 통해 관세 부과를 피할 수 있을 것입니다.
EU 집행위원회는 지난해 10월 중국 정부가 자국 전기차 업체에 보조금을 제공해 유럽 업체들과의 공정하지 못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조사를 시작했습니다. EU의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반보조금 조사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일각에서는 EU 집행위가 적어도 20%에 달하는
상계관세를 부과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비야디는 일부 유럽 국가에 진출해 활발한 판매 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아직 뚜렷한 성과를 내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비야디 차량의 유럽 판매가가
중국 판매가에 비해 매우 높게 책정된 것도 판매 부진의 요인이라고 지적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비야디가 조만간 유럽 현지 생산 체제를 구축하고
가격 경쟁력을 갖춘 전기차를 공급한다면, 유럽 시장에서 입지를 굳히는 날은 생각보다 일찍 다가올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