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제조사 BMW 그룹은 최근 미국 전고체 배터리 스타트업 솔리드 파워(Solid Power)와의 협력을 확대한다고 밝혔다. 양사는 지난 2017년부터
전고체 배터리 개발 협력을 시작했고, BMW 그룹은 솔리드 파워에 자금을 투자해 왔다. 솔리드 파워는 이번에 발표된 추가 협력을 통해 BMW 그룹에
전고체 배터리 셀의 설계와 제조 노하우에 관한 라이선스를 제공한다.
솔리드 파워는 지난해 여름 첫 번째 전고체 배터리 셀 파일럿 생산라인 개발을 완료했다. 이번 협력 확장을 통해 BMW 그룹은 독일 내 자체 생산시설에
솔리드 파워와 동일한 파일럿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솔리드 파워 기술을 기반으로 한 배터리 셀 프로토타입을 생산할 계획이다. 솔리드 파워는 BMW
그룹이 파일럿 생산라인을 구축하면 프로토타입 생산에 필요한 전해질을 직접 공급하기로 했다. BMW 그룹은 이번 협력을 통해 양사가 합의한 소정의
목표를 달성하게 될 경우, 2024년 6월까지 솔리드 파워에 2,000만 달러(한화 약 254억6,000만원)를 지급하기로 했다.
BMW 그룹은 솔리드 파워의 기술 라이선스를 이용해 전도유망한 전고체 배터리 기술의 상업화를 가속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BMW 그룹은
2025년 이전에 전고체 배터리를 탑재한 자사 최초의 전기차 프로토타입을 공개할 계획이다. 또한 BMW 그룹은 2030년 전고체 배터리를 양산하겠다는
목표도 가지고 있다.
리튬이온 배터리의 구성 요소 중 하나인 전해질은 배터리의 충방전 시 리튬 이온의 원활한 이동을 돕는 매개체이다. 가연성이 높은 액체 전해질을
이용한 배터리의 경우 분리막 손상으로 양극과 음극이 접촉하면 화재가 발생할 위험이 있다. 반면, 고체 상태의 이온전도 물질을 이용한 전고체 배터리는
전해질이 인화 물질을 포함하지 않아 양극과 음극의 접촉 시 발화 가능성이 낮다. 그 밖에도 전고체 배터리는 무게가 가벼우며 에너지 밀도가 높고 충전
속도가 빠른 장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전고체 배터리는 액체 전해질 배터리에 비해 이온을 수송하는 능력인 이온 전도도가 떨어지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많은 기업들이 전고체 배터리 기술을 연구 중이지만, 상용화를 위해서는 이온 전도도를 최소한 리튬이온 배터리 수준으로 개선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와
더불어 전고체 배터리 생산용 설비를 신규로 구축해야 하는 점도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의 걸림돌이다. 현재 배터리 업계는 전고체 배터리 양산 단계에
이르지 못했고, 일부 기업이 파일럿 생산라인을 구축하는데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BMW 그룹은 솔리드 파워로부터 얻은 기술을 독일 파스도르프(Parsdorf) 소재의 배터리 셀 파일럿 생산시설에 도입할 것으로 추측된다. BMW 그룹은
지난 2020년 8월 파스도르프 배터리 셀 파일럿 생산시설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이로부터 약 2년 후인 지난 12월 BMW 그룹은 해당 시설에 차세대
리튬이온 배터리 셀 파일럿 생산설비를 구축했으며, 이를 가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시 BMW 그룹은 파스도르프에서 기존 제품보다 에너지 밀도가
개선된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 중임을 언급했다.
향후 BMW 그룹이 전고체 배터리 양산을 통해 저렴하고 안정성과 성능이 우수한 전고체 배터리를 자사 차량에 탑재한다면, 이는 전기차 시장의 판도를
바꾸는 계기가 될 수 있을 전망이다.